마린두케(Marinduque)의 전설
필리핀의 각 마을이나 지명들도 나름대로 애잔한 전설과 이야기들을 안고있는곳이 많다. 필리핀이란 나라를 그저 수박겉할기 처럼 훑고 지나가기가 아쉬운 분들을 위해 마련한 각 지역에 얽힌 이야기를 소개하는 이 코너를 통해 필리핀에 대한 이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편집자주
과거 바탕가스는 민도로와 라구나의 남서지구와 까마리네스까지 방대한 지역으로 이루어져 있었으며 부유하고 강력한 권력을 지닌 다뚜 바뚬바칼이 이 지역을 관리하고 있었다. 그의 아리따운 딸 무챠마리아는 따갈로그 지역에서 가장 아름답고 품위있는 여성으로서 여왕과 같이 추대되고 있었다.
그녀의 미모와 성품에 반한 수많은 청혼자들 중에는 민도로의 부유한 지도자인 다뚜 바갈, 라구나의 부유한 지도자인 다뚜 사길, 카마리네스의 부유한 지도자인 다뚜 까윌리가 그들의 권력과 부를 뽐내며 접근을 시도했으나 무챠마리아는 아무런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가 가장 좋아했던 단 한 사람은 바로 갈두크라는 이름의 가난한 어부였다. 두크라는 별명의 따알에서 온 가난한 어부 갈두크는 노래부르기를 즐겼고 시인이자 바다, 산, 호수와 같은 자연의 찬미자였다.
부유한 3명의 다뚜들은 언제나 궁전으로 마리아를 찾아가 대화등을 나눌 수 있었으나 따알에서 온 가난한 어부 두크는 항상 다뚜 바툼바칼에게 궁으로 들어오는것을 저지당했다. 다뚜바갈이 마리아와 서로 사귀는 사람이 두크임을 알게되자 불같이 화를내며 그에게 다시는 자신으로부터 허락을 받기 전까지 궁으로 들어와서 마리아를 만날생각 하지 말라고 꾸짖었다.
이후로 오랜동안 서로를 만나지 못했던 두 사람 중 그를 우연히라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안고 들판을 거닐곤 했던 마리아는 판시핏 강변에서 물고기를 잡고있는 두크를 만나 서로의 사랑을 재확인 할 수 있었다.
그녀는 더이상 이렇게 떨어져서 마음상하면서 지낼필요 없이 아버지 앞에 당당하게 나서서 자신들의 사이를 밝히고 사귈것을 허락해 달라고 부탁해 보자는 제안을 하며 그날 저녁 궁안 뜰에서 만나자고 말하자 두크는 알았다며 어떠한 일이 생긴다 할지라도 절대 흔들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그날 저녁, 딸이 어디로 갔는지 찾아오던 다뚜는 두사람이 궁 뜰안에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불같이 노해서 “맞는 계층끼리만 서로 만나도록 명시되어 있는 마을의 법을 어긴 두크를 당장 옥에 가둘것을 명령하며 내일 법정에서 목을 베라고 지시했다.
다음날 아침, 두크의 사체가 바다로 던져졌고 자신에 대한 아버지의 진노로 목이 베어질 것을 두려워한 마리아는 죽은 애인을 향해 몸을 날렸고 바다에서는 큰 파도가 일어나 두 사람을 한순간에 삼켜버렸다. 세월이 흐른 후, 두크와 마리아가 몸을던진 바다에는 섬이 생겨났고 이를 사람들이 마리아와 두크의 이름을 따서 마린두케라고 불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