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세상에는 단 한 쌍의 부부만이 살고 있었다. 남편은 매일 밭으로 나가 일을 했으며 그 동안 아내는 남편을 기다리며 청소를 하고 쌀을 찧기 위해 절구질을 했다. 그런데 이때의 하늘은 지금처럼 높은 곳에 있지 않고 바로 머리 위에 있었기 때문에 절구질을 해야 하는 아내에게 보통 방해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제 때에 식사를 준비하지 못하고 남편의 구박을 받았다. “도대체 집에서 뭐하는 거요! 저녁도 안 해놓고." “죄송해요, 여보. 그렇지만 이 하늘 때문에 쌀을 찧는 데 너무 오래 걸려서 그래요." 어느날 아내는 역시 절구질을 힘겹게 하고 있었다. 맘껏 손을 올리지 못하고 일을 하던 아내는 너무 지쳐서 머리에 꽂고 있던 빗과 구슬 목걸이를 풀어 하늘 한 자락에 걸어 놓았다.
그리고 저녁 준비를 서둘렀다. 아니나 다를까 일을 마치고 돌아온 남편은 아직도 식사준비를 못한 아내를 보고는 “아니, 또. 이리 내놓으시오. 내가 쌀을 빻을 테니." 남편은 아내가 하던 일을 빼앗아 화가 난 나머지 마구 절구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남편이 절구질을 할 때마다 하늘을 치는 바람에 하늘이 점점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아내가 걸어 놓은 빗도 함께 더 높이 올라가 버렸다. 그 후 하늘은 손이 닿을 수 없는 곳에 위치하게 되었고, 구슬 목걸이는 별로, 빗은 햇발이 되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