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한국인 사업가 살해·암매장 일당 검거
작성일 12-09-1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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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코리아포스… 조회 1,991회 댓글 10건본문
"피해자는 수천억 자산가 외아들" 가족들, 사설탐정 고용 범인 추적
필 리핀 마닐라에서 발생한 한국인 사업가 J씨(41) 살해ㆍ암매장 사건은 J씨의 돈을 노린 범인 일당의 치밀한 계획 범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 모씨(33) 등 범인 4명은 마닐라에서 도박으로 수억원을 잃자 돈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J씨를 납치해 목 졸라 죽인 뒤 암매장했다고 경찰은 12일 밝혔다.
일당 중 3명은 지난 11일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붙잡혔으나 나머지 한 명은 도주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J씨와 범인들은 지인의 소개로 만나 얼굴을 알고 지내는 정도의 사이였다.
범인들은 돈이 급해지자 지난달 21일께 재력가로 알려진 J씨를 마닐라시에서 납치한 뒤 살해해 마닐라에서 90㎞가량 떨어진 앙겔레스시 한인타운에 있는 한 빈집 마당에 암매장했다.
납치와 살인, 암매장을 통해 범인 일당이 J씨에게서 뺏은 돈은 2700만여 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 부모에게서 실종신고를 접수해 인터폴 공조해 수사에 착수했으며 범인들에게 자진 귀국을 권유해 귀국 항공기에서 이들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매일경제신문이 필리핀에 사는 J씨 지인들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범인을 잡기까지 J씨 가족의 눈물겨운 노력이 있었다.
필리핀에서 J씨를 잘 알고 지내왔던 A씨에 따르면 J씨는 2000년대 중반부터 한국과 필리핀을 오가며 다양한 사업을 해왔다.
수천억 원대 자산가의 외아들로 알려진 J씨는 한국에서는 주식 선물ㆍ옵션 투자를 했으나 많은 돈을 벌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 진출 초기에는 LCD TV 등을 수입하는 등 중계무역을 했으나 여기서도 큰돈벌이는 되지 못했다.
J씨에게 기회가 온 것은 지난해 말부터였다.
카지노에서 대출을 해주며 큰돈을 벌게 된 것.
A씨는 "J씨가 지난해 20억원가량으로 시작한 카지노 대출사업에서 최근까지 9억여 원을 버는 등 상당한 수입을 올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안전을 염려한 가족의 설득으로 J씨는 최근 사업 무대를 베트남으로 옮기기 위해 자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A씨를 비롯한 현지 교민들은 범인들이 J씨가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범행 대상으로 삼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A씨에 따르면 J씨 부모는 지난달 20일 이후 J씨와 연락이 끊기자 23일 실종신고를 했으나 가만히 앉아서 소식을 기다릴 수 없었다.
J씨 가족은 한국에서 베테랑 사설 탐정을 고용해 필리핀 현지로 급파한 뒤 직접 해결에 나섰다.
A씨에 따르면 사건 해결의 결정적 단서가 된 J씨의 통화내역 확인 등도 J씨 가족이 찾아낸 것이라고 한다.
일련의 범인 추적 과정에서 J씨 가족이 쓴 돈만 무려 10억원이 넘은 것으로 알려졌다.